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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 줄거리 및 제작진 의도

by 터뷸런스 2022. 12. 11.

 

차안에서 수갑을 차고있는 해준과 서래(헤어질 결심 포스터 출처:네이버)

헤어질 결심은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해외생활을 하며 받았던 느낌을 반영해 말이 통하지 않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구상해서 탄생하게 된 영화입니다. 캐스팅 비하인드로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는 배우 탕웨이와 함께 작업하길 바라왔는데 마침 구상하고 있는 영화와 방향이 맞아서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탕웨이 배우의 특징이 주인공 송서래와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캐스팅을 추진하였고 결국 캐스팅에 성공했다고 한다. 영화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감독 의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줄거리

장해준 형사는 구소산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한 기도수 사건을 담당하게 되고 해준의 부사수 수완은 기도수의 살인범으로 그의 아내 송서래를 의심한다. 중국교포인 송서래는 불법 밀입국을 통해 대한민국에 들어왔고 공무원인 기도수와 결혼하지만 기도수의 계속된 폭행으로 불행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준은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는 그녀의 확실한 알리바이를 확인하며 그녀에 대한 의심을 지우고 오히려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게 된다. 송서래는 소유욕이 강한 남편에게 계속된 집착과 의심을 받으며 잦은 폭행에 시달렸고 자신이 돌보고 있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이용해 자신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한편, 정해진 시간에 산을 등산하는 남편을 절벽에 떨어뜨려 살해한다. 장해준 형사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는 아내 안정안과 주말 부부로 지내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미 두 사람의 사랑은 식고 아내는 배우자로서 역할에 집착하며 어떻게든 형태로나마 결혼을 깨뜨리지 않으려 한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없어진 해준은 오로지 갖가지 사건들을 쫒으며 삶의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마저도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미제사건들이 쌓이고 이것들에 집착하면서 해준은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는 상태로 전락한다. 해준은 기도수의 추락사건으로 송서래를 취조한다. 조사하면서 송서래가 아내 안정안과 달리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이성이라는 걸 깨닫고 점점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해준은 남편의 사망 이후 그녀가 제대로 끼니도 챙겨 먹지 않는 걸 알고 식사를 직접 차려 식어버린 그녀의 마음에 따뜻함을 불어넣었고 이외에도 그녀에 대한 불편함과 어려움을 세심하게 신경 쓰며 송서래를 챙겼다. 송서래 또한 해준이 지나간 미제사건들로 인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걸 알고 사건에 관련된 사진들을 폐기하는 한편 숨소리를 맞춰 해준이 편한 잠에 빠지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면서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자리 잡는다. 결국 기도수의 추락사건은 자살로 결론 나지만 이후 해준은 계속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추적해 송서래가 꾸민 알리바이 조작을 간파해내고 그녀의 범죄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인 휴대폰까지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해준은 서래를 차마 체포하지 못하고 도리어 서래에게 휴대폰을 바닷속에 버려 증거를 없애도록 강요하고 헤어진다. 눈앞의 살인범을 모른척하고 증거까지 은닉하는데 동참하면서 형사 해준의 자부심은 붕괴된다. 해준은 서래와의 사랑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서래는 해준의 이러한 행동과 희생이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서 나온 것임을 깨달으면서 그녀 또한 멀어진 해준을 그리워하고 깊게 사랑하게 된다. 13개월 뒤 해준은 그동안 우울증에 걸려 아내 직장 근처의 이포로 이사 왔고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해준은 권태의 늪에 더욱 깊이 빠지게 된다. 해준은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하는데 즐거움을 느끼던 사람인데 그가 있는 이포는 굉장히 평화롭고 한적한 동네였다. 이때 이미 부산에서 헤어진 송서래가 새로운 남편과 함께 이포로 이사 왔고 해준과 서래는 다시 한번 마주치며 아직도 서로에게 끌리고 있음을 확인한다.  서래의 남편 임호신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해준은 다시 한번 서래를 조사해야 했고 끊어질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그들이 형사와 피의자로 엮이면서 로맨스의 기류가 형성된다. 송서래는 해준과 헤어진 뒤 그를 깊게 사랑하게 되었고 그를 그리워하는 것이 너무 괴로워 헤어질 결심으로 사기꾼인 임호신과 만나 결혼한다. 하지만 호신은 사기 피해자들의 독촉을 피하기 위해 서래와 함께 이포까지 도망치다 해준 부부와 만나게 되었고 서래의 폰에 형사 해준이 과거 그녀의 범죄를 은닉하는데 일조한 녹음파일을 발견한 그는 서래를 협박하기 시작한다. 서래는 호신에게 당한 피해자의 아들 철성이 호신을 살해하도록 유도하고 녹음파일이 담긴 폰을 바다에 던져 위험을 제거한다. 결국 서래는 폰이 발견되면 해준이 형사로서의 경력이 끝난다는 걸 걱정해 현 남편이 살해당하도록 유도하고 폰을 없애버린 것이다. 또 서래는 13개월 전 자신의 범죄의 증거가 담긴 폰을 바다에 버리지 않고 이후 해준에게 건네주며 은폐한 사건을 다시 조사해 무너진 형사로서의 자부심을 다시 되찾으라고 말하며 자신의 범죄를 드러내려 하기도 한다. 결국 두 개의 폰은 두 사람이 범죄에 연관되어 있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다는 증거로서도 비춰진다. 서래는 아무도 자신을 찾을 수 없게 바다의 물에 잠기도록 자살을 계획하고 해준은 그녀를 애타게 찾지만 서래를 찾지 못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제작진 의도

바다와 산으로 서로 다른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팽팽한 서스펜스를 담아내면서도 두 남녀의 변화하는 심리를 포착하는데 주력했다. 감독과 작가, 촬영감독, 미술감독, 의상감독, 음악감독까지 세계적인 제작진이 헤어질 결심에 합류하여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지용 촬영감독은 영화 남한산성으로 한국인 최초 2018년 에너가 카메리마쥬 황금 개구리상(최고 촬영상)을 받았다. 헤어질 결심을 통해서 박찬욱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김지용 촬영감독은 두 인물의 감정의 민낯을 밀도 있게 담아내고자 배우의 표정과 시선에 집중하고 인물의 상상을 시각화하는 과감한 줌인과 줌 아웃하였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영화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 벌칸상을 받았다. 영화의 배경인 바다와 산에서 공간 콘셉트를 착안하였고 굽이치는 산과 요동치는 파도의 파장에 초점을 두고 각 인물의 공간을 구현해냈다. 곽정애 의상감독은 두 캐릭터의 내면과 심리 변화를 의상으로 표현했으며 박찬욱 감독과 모든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조영욱 음악감독은 서스펜스와 멜로를 오가는 음악으로 이야기의 정서적 여운을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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